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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학

바보들이 만들어 낸 기적의 드라마

 
청진기를 화제의 책 든 외교관/도서출판 다찬/ 1만원
 

인종과 종교를 국경을 초월, 세계 각국을 돌며 의료구호활동에 헌신적으로 참여해온 현직 의사들이 의료봉사를 통해 어렵고 소외된 이웃에 따뜻한 인류애를 실천해온 생생한 감동스토리를 한권의 책으로 엮었다.
 

최근 몇주간 연일 지역 서가에 베스트셀러로 등극 부동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화제의 책, '청진기를 든 외교관'(엮은이 정근, 도서출판 다찬, 1만원). 북한 개성병원 운영과 제3국의 어린이들의 무료진료 등을 위해 책 판매액 전액을 '그린닥터스'에 기부할 예정이어서 그들의 마음씀씀이가 더욱 착하다.
 
이들이 몸담고 있는 '그린닥터스'는 부산에서 태동한 국제구호단체. 전 세계는 물론 북한에서도 의료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책에는 작은 모래알이 모여 돌멩이가 되고 바위가 되듯 부산의 작은 지역의료봉사단체가 국제구호단체로 성장하는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소개돼 있다.
 
그린닥터스는 IMF이후 부 산 부산진구 당감동에 있는 백양로교회에 다니는 부산대 의과대학 출신 의료인들이 극심한 경제난으로 의료사각 지대에 놓인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기 위해 백양의료봉사단을 결성한 게 시초. 이웃의 아픔부터 보듬자는 의료인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국제구호기구.
 
이번에 발간된 '청진기를 든 외교관'은 순수 민간 국제구호단체인 그린닥터스를 창립한 정근 이사장이 국가와이념, 종교를 떠나 지난 10여 년 간 국내외에서 펼친 의료봉사와 국제구호활동 중에 자신의 생각과 작성했던 글들을 모아서 엮었다.
 
발간사에서 정근 이사장이 밝히고있듯이 이 책은 ‘바보의사’ 성산 장기려박사의 정신과 인류애를 이어받은 수많은 부산의 후배 ‘바보의사’들이 만들어낸 기적의 기록이자 국내외 3만 여명의 그린닥터스 회원들이 펼친 의료 봉사활동의 족적이라고 할 수 있다.책은 크게 2부로 나뉜다.
 
1부 ‘그린닥터스’에서는 국제구호단체인 그린닥터스를 창립하게 된 과정과 개성의 남북협력병원인 개성병원을 열고 7년째 운영하면서 통일의 불씨를 키워가고 있는 활동상이 소개된다. 2부는 ‘인종과 종교를 넘어서’는 스리랑카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미얀마 중국 등 지진과 쓰나미 등 자연재해와 질병에 고통받은 재난지역에 긴급구호팀을 파견해 인술을 펼치는 숨가쁜 현장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다.
 
책의 대부분은 정근 이사장이 썼지만 긴급구호활동에 참가한 의사와 간호사, 자원봉사자들의 참가기도 상당량들어있어 재난지역 구호활동의 모습이 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무엇보다 그린닥터스의 활동가운데 개성 남북협력병원을 세운 역사적 사건과 이후 진료를 통해 협력해 나가는 스토리는 통일의 첨병으로서도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새정부 들어 남북한을 연결하던 거의 모든 통로는 닫히고 냉전시대와 같은 동토의 땅으로 변해가는 상태에서 유일하게 남북을 잇는 숨구멍 역할을 해온개성공업지구(개성공단) 공단내 남북협력병원에서 숨 막히는 남북한 간 긴장 속에서도 지난 7년간 평화와 통일의 인술을 펴왔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뒷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살아있는 우리 민족들의 이야기다.한편 그린닥터스는 현재 서울 울산대구 경기 경남 등 전국에 지부를 두고있으며, 미국 뉴욕과 미주리, 캐나다, 아프리카, 러시아 등 18개 해외지부도 두고 있다.
 
중국에는 그린닥터스 차이나가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북경, 상해,우루무치, 카자흐스탄 등 곳곳에서 진료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린닥터스 해외지부는 한국선교사들과 현지 나라의 의사들로 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린닥터스는 현재 쓰나미, 지진 등 재난지역 구호활동과 해외 의료봉사, 북한개성병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국경없는 의사회’보다 더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국제의료전문봉사기관으로 성장했다. 앞으로 UN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김유혜민 기자
[2011년 11월 18일 25호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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