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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학

따뜻한 시선, 동시조로 풀어낸 아동심리 미술치료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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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에서 아이들과 40여년을 보낸 전직 초등학교 교장선생이 가슴 훈훈한 감동과 깨우침을 안겨주는 동시조집을 냈다.
 
소운 최효숙(66) 선생의 ‘새둥지 네 개’(한글문화사. 1만원). 모덕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최효숙 선생은 지난 2009년 부산시조 신인상을 받으면서 등단, 부산시조시인협회 이사, 부산불교문인협회 이사로 활동하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왔다.
 
처녀 시조집 ‘천년의 숲’(2011년)에 이어 두 번째 상재하는 시조집이다. 특히 이번에 출간한 ‘새둥지 네 개’는 동시조집으로 해맑고 순수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마음을 읽고 전문 상담가로서 바라본 따뜻한 시선을 시어에 녹아냈다.

팔방미인의 저자는 미술치료가로서도 활동해왔다.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치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통합예술심리행동재활 전문가이자 한국TA 전문상담사이고 아림미술치료연구소 소장으로 그림속에 나타난 아동의 심리를 연구하고 상담을 통해 치유와 치료를 도와온 전문가다.
 
그런 그는, 교단에서는 물론 교단을 떠나서도 평생을 전문가적 시각에서 아동심리를 살피며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접근, 상처받은 동심들을 치료하는데 천착해왔다. 따뜻한 모성으로 상처받은 영혼들을 보듬어온 저자는 그동안 직접 맞닥뜨리고 경험한 아동들을 상담하고 미술치료하면서 느낀 생각들을 짧은 시조속에 담아 총8부 60여편이 넘는 동시조로 엮었다.

“아~하 그렇구나!” 절로 공감이 가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의 시들은 적절하고 고운 시어들로 풀어낸 피상담자의 상황을 담아내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가르침주기에 충분하다.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 학교에 와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무력하게 혼자 앉아있는 외톨이가 그린 만다라는 날카로운 화살촉마냥 날이 서있고, 어머니상이 불건강하게 내재된 아이가 그린 만다라에서 피나게 젖을 빠는 아기 돼지 형상으로 허기진 욕구를 해소하며 모성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살폈다.
 
불안정된 애착관계 형성으로 사랑에 집착하는 아이, 작은 키에 열등감을 갖는 아이, 어머니 가 부재중인 환경에서 애정결핍으로 분노가 내재된 아이의 억울함은 ‘불놀이’에서 해소하고자 했고, 공격적이던 아이가 선생님의 칭찬에 변해가는 모습을 담은 ‘변신’에서는 밝은 해를 통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아동을 노래했다.

그리고 새둥지 편에 담은 시들은 현대사회 가족의 해체로 위기를 겪고있는 아이들을 심리치료하면서 느낀 그림과 느낌을 시로 담았다. 아빠의 사업실패로 경제적 위기를 겪은 아이가 폐가 같은 헌집에 살면서 슬프지만 아기 새가 숲을 찾아가듯 정든 집을 찾는다는 ‘새들의 꿈’을 노래했고, 가족분리와 잦은 전학으로 폭력에 노출된 아이가 네 번이나 이사를 하면서 아버지 부재의 상실을 담은 ‘새둥지네 개’는 각박한 현시대 경제적 궁핍과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받은 어린 영혼들의 심리를 치료하며 느낀 생각들을 가슴 따뜻한 시로 풀어냈다.

이처럼 최효숙 선생의 동시조집은 느낌과 감동과 여운이 있는 시집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잔잔한 파문을 남기는 그의 시는 우리 주변의 아픈 영혼들을 한번쯤 챙겨보게 하는 가슴따뜻한 바이러스의 마력을 지녔다. 이 겨울 가슴깊이 감동의 물결로 일렁이게 할 동 시조 한편을 통해 따뜻함이 그리운 우리의 이웃들을 한번 살펴보는 기회로 삼아보는 건 어떨까.

유순희 기자
20151224일 제 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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