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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무용/뮤지컬

부산문인협회, 창작 시극 ‘장산국’ 다산장려 내용 담아 첫선


부산문인협회, 창작 시극 ‘장산국’ 다산장려 내용 담아 첫선
 
옛날 옛 시절에 미륵님이 한짝 손에 은쟁반 들고
한작 손에 금쟁반 들고 하늘에 축사하니
하늘에서 벌레가 떨어져 금쟁반에도 다섯이고
은쟁반에도 다섯이라
그 벌레 자라나서 금벌레는 사나이 되고
은벌레는 계집으로 마련하고
은벌레 금벌레 자라와서 부부로 마련하여
세상사람 낳았어라

아이 놓고 아이 놓고 아이 놓고 아이 놓고
이렇게 온세상 사람사는 세상이 되었는데.......
 
 
조금은 색다른 창작 시극 한편이 무대에 오른다. 기존의 시극이나 뮤지컬이 주로 사랑을 노래한 것이라면, 이는 부산의 숨겨진 역사를 발굴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찾아내는 의미있는 작업인 동시에 저출산 시대 다산을 기원하는 다양한 내용을 담고있어 색다르다.

부산문인협회가 지난해 첫 선을 보인 국내 최초의 시극 '나혜석' 이후 창작시극은 이번이 두 번째다. 부산문인협회(회장 정영자)가 선보이는 창작시극 '장산국'은 앞으로 5차례에 걸쳐 공연될 예정.
 
출산보육관련 행사 시 이 공연을 통해 부산시민에 대한 정체성 확보와 출산장려분위기 조성에 일조하도록 할 전망이다.
 
우선 이달 14일 부산시민회관에서 공보육 어린이집협회의회 원장과 교사 300여명을 대상으로 초연을 하고 5월 29일 제2회 일,가정 균형 부산CEO포럼 행사 시 700여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선을 보이는 등 오는 6월 12일 어린이집 원장 연수, 7월 9일 제1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개막공연을 비롯 11월 1일 제5회 다자녀가정의 날을 맞아 다산의 풍요로움을 적극 알릴 예정이다.
 
이외에도 서운암 장경각 꽃축제, 부산해양문학제 전야제, 국제문학제 등 부산예술회관 공연장에서 행사기간 선보인다.
 
창작 시극 '장산국'은 문학평론가 정영자 부산문인협회장이 시나리오를 쓰고, 김준기 연출, 박진희 조연출, 최옥자 음악감독, 김문자 음향감독, 이상구 영상감독, 권수정 안무 등 부산문협 관계자들이 참여했고, 부산문인협회 물소리 시극단(단장 김순자)이 공연을 맡아 순수 부산문인협회 관계자들이 직접 만들어낸 야심작이다.

 


 
장산국은 지금의 해운대 중동 좌동 수영 청사포 반여동 반송동 동래와 연제구를 아우르는 우리 부산의 고대 부족국가이다. 그동안 찾지 않아 조명되지 않았던 우리 부산의 역사를 우리들의 자존심으로 찾아낸 대 서사극이다.
단지 국보 제306호인 삼국유사와보물 525호인 삼국사기에 한 두줄 나열에 그치는 장산국의 역사를 유사이래 가장 작고도 아름다우며 평화로왔던 지상낙원, 장산국의 이야기가 부산시민들의 자긍심을 일깨워 줄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출산 즉 다산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도 특색이다. 다산과 번영을 주제로 하여, 장산국의 번영과 번창을 기원했고, 극중 아기 20명을 해산하는 드라마틱한 장면은 이 시극의 백미이자 압권이다.

이 20여명의 아이들이 이후 각자 마을을 만들어 장산국을 이루는데 결국 역사는 사람과 함께 해왔고 다산의 풍요로움이 국가의 미래이자 곧 경쟁력임을 일깨워 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저출산 문화가 팽배한 현대인과 도시에 큰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이 작품이 명백한 출산장려 분위기 조성에도 일조하고 있음은 극의 도입부에서부터 시작된다. 선인이 무지개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홀어머니랑 살던 고씨 처녀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하고, 둘은 부부가 돼 아들 10명, 딸 10명을 낳고 10년 뒤 장산국을 세우는데 선인 부부의 다산을 통해 사회적인 저출산 추세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
 
뿐만인가. 이 부부가 60년을 해로한다는 점에서 부부간의 정도 담아냈다. 이혼을 밥먹듯이 하는 세상에 작품 곳곳에 드러나는 따뜻한 모티브들이 장산국의 매력이기도 하다. 이 작품을 직접 쓰고 기획한 정영자 회장은 "장산국이 변한의 12개 부족국가 중 하나로 존재했다고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돼 있다"며 "부산의 역사는 신라 가야에 앞서 장산국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해발 634미터, 지금으로부터 7천여 년전 화산의 폭발로 만들어진 장산은 높지 않지만 기상이 넘치고 귀품 당당한 산. 갈대와 억새 빼어난 계곡과 숲, 그야말로 물이 마르지 않는 지상의 낙원으로 3세기~4세기를 거쳐 5세기에는 절정을 이루었고 2300년전 씨족끼리 형성된 마을공동체로 수렵과 농사, 어업으로 풍년을 기원하며 천신과 산신에 제를 올리며 자연을 숭배해온 순박한 나라.

아래로 청사포, 해운대의 풍부한 해산물을 취득하고 산자락 아래 온천수와 멀리 대마도를 조망하며 우리 문화를 전파했던 교역과 교류의 땅 그 원류였다.
이제 그 역사속 잊혀진 나라 장산국을 만날 때다. 순 우리 부산시민의 손으로 발굴하고 재현한 역사를 만나보자. 순풍순풍 아이 잘도 낳아 가족친화도시 부산을 다시 일으키고 부흥의 힘찬 기원을 이 한편의 대 서사적 창작시극 '장산국'을 통해 염원해보자.
 
 
유순희 기자
【2012년 5월 14일 31호 제 15면】
【2012년 5월 14일 31호 제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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