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03월 29일

동남권 여성과학기술인

“위기 견딜 수 있는 내공이 성공도전의 밑거름”


9-2 송영선교수.jpg
 

부울경을 대표하는 여성과학기술인으로서 안락한 가정과 왕성한 과학적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이공계 여학생들의 멘토가 있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KWSE) 부산울산경남지부장이자 인제대학교 식품생명과학부 송영선 교수.


송 교수는 전통식품인 김치과 콩발효 식품의 과학적 해석에 관한 연구를 통해 마늘의 동맥경화 예방효과, 청국장의 혈압강하효과, 콩의 콜레스테롤 강하효과 등을 증명해 냈다.


또한 동맥경화의 초기 발생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인 식품성분에 관한 연구로 노루궁뎅이 버섯의 베타글루칸, 민들레의 루테올린, 올리고당 그리고 홍게껍질 색소의 아스타잔틴 등의 역할을 밝혀냈다.


송 교수는 오랜 시간 혈관질환에 도움을 주는 식품성분 연구에 주력해 왔다. 그가 발표한 저서와 논문 가운데 특히 ‘혈관질환과 기능성식품의 효능’에 관한 논문이 100여 편이나 된다.


그 중에서도 15년 이상 주축을 이뤘던 연구 과제는 ‘민들레’다. 그는 “2004년 지식경제부 RIC 바이오헬스소재사업단의 부소장으로 일하면서, 기업에서 필요로 하고 제품화 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해주기 위해 민들레를 연구했는데 그것을 계기로 연구를 지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들레의 주된 유효성분 중 루테올린, 올리고당이 과연 어디에 좋은가를 여러 측면으로 연구한 결과 동맥경화, 혈관질환, 당뇨에 주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후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단일 주제로는 가장 많은 논문과 특허를 냈다”는 그는 민들레의 효능을 알리기 위해 방송출연 등 다양한 노력들도 해 왔다고.


그는 최근 까지도 민들레를 연구하다 소재를 바꿔 ‘홍게껍질’까지 나아가게 됐고, 홍게껍질 색소의 아스타잔틴 성분 역시 혈관질환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한다.


송 교수는 ‘서른다섯’의, 당시로서는 늦은 편에 속하는 나이에 결혼해 슬하에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두고 집중 육아기를 다거치면서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유학을 다녀와서 직장을 얻고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에서 결혼을 했지만 역시나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한다는 것은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직장과 집이 가까우면 움직이는 거리와 시간을 단축하고 돌발 사태에도 대비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학교 바로 앞에 집을 얻어 아이들을 키웠고 어린이집 등 기관의 도움을 받았다. 초등학교 시절 준비물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일도 부지기수 였지만, 아이들이 씩씩하게 학교를 잘 다녔고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하는 남편과 서로 협력을 잘 해가며 그 시기를 지나왔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일·가정을 양립하다 보니 몰입도 하나는 최상이었다. 싱글일 때는 밤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서 공부를 하곤 했는데 그걸 못하니까 주어진 시간 안에 일에 대한 몰입도가 더 높아 연구에는 지장이 없더라”고 강조했다.


‘민들레 연구’로 단일주제 최다 논문·특허 성과
일·가정 양립은 주어진 시간 높은 몰입도로 극복


제자들에게도 다정하다는 송 교수는 연구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엄격하지만 기본적으로 엄마 같은 마음이다 보니 학생들과 밥도 자주 먹고 남자친구 얘기까지 나눌 정도로 가깝다고 한다.


졸업식을 앞둔 2월에는 졸업하는 제자들을 집으로 다 초대해서 손수 만든 요리로 식사를 마련하고 술도 마시며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을 갖는다고. 그는 “졸업생들 중에 열심히 한 친구들은 교수된 학생들도 있고, 연구소, 임상영양사 등에 취업들을 해서 직장을 다니니까 올해는 토요일에 모인다”며, “제자들의 취업이 잘되는 편이지만 얼마나 좋은 직장에 가게 되느냐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직장을 갖게 되도록 애를 많이 쓴다. 좋은 논문, 특허 등을 많이 내는 것이 나 자신을 위한것도 있지만 제자들을 위해서도 더 열심히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송교수는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KWSE) 부울경지부장으로서 여성과학기술인들의 ‘긴밀한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를 강조했다. 현업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선배 과학자와의 교류 및 협업도 중요하지만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협회차원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
다.


부울경 지부에서는 이뤄지는 연간활동은 첫째, 부산울산경남지부 융합워크숍과 이공계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진로 멘토링이다. 미래의 여성과학자들이 멘토들로부터 유익한 정보를얻고 교류하며 자신의진로를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기위한 것으로 연 간 2~3건 실시한다.


둘째, 부울경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Smart Sister Program이다. 이들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네트워크 형성해 주며, ‘김밥 만들기’등 체험행사로 교류한다. 1년에 한번은 전국적으로 1박 2일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셋째, 이공계 여학생들의 ‘PT 경진대회’이다. 이 대회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비전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이뤄가는 과정을 계획하고 다져보는 시간을 갖는다. 송 교수는 특히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공계 외국인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학생들 현황을 파악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실천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래의 여성과학기술인들에게 “과학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요하는 많은 분야에서 여성이 여전히 소외되고 약자인 경우가 많다. 매체들을 보면 일하는 부부들이 가사 일도 잘 양분해서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여성이 책임져야 부분이 훨씬 더 많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자기 일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를 본다”며“어떤 경우에도 견뎌내며 포기하지 않고 두 가지를 슬기롭게 해쳐 나갈 수 있는 내공을 길러야 자신이 원하는 삶과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2017223일 제859면]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